교권이 무너진 한국 교육의 현실을 초등교사가 옥상에 갇히는 상징적 사건을 통해 풀어냈다. 젊은 교사는 궁지에 몰려 탈출구를 찾지 못한다. 종이 울리고 수업은 끝났지만, 여전히 퇴근하지 못하는 교사의 현실은 영화 초반 몇 장면으로 요약된다. 학부모에게서 온 읽지 않은 메시지 44개를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교사 수연은, 가슴에 달고 있던 검은 리본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린다. 아이들은 단순한 장난이었고, 학부모들은 자녀 걱정이 많을 뿐이다. 교사의 입장에서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영화는 이중적이면서도 영리한 선택을 한다. 영화가 끝나면, 현실이 시작될 것이다. 버려진 공간에 홀로 남겨진 교사의 불안과 근심은 음악을 통해 섬세하게 표현된다. (임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