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로, 유고슬라비아 내전을 피해 영국 브리스틀로 온 하모니카 연주자 블라드는 직장 동료들과 밴드를 결성하며 발칸 음악을 도시에 알리고 있다. 밴드가 점점 주목을 받는 가운데 블라드는 과거의 트라우마에 시달리기 시작하고, 균열이 온 그의 세계는 주변인과의, 특히 딸 마리아와의 관계를 위태롭게 만들기 시작한다.

유고슬라비아 내전을 피해 영국 브리스틀에 정착한 하모니카 연주자이자 중독 회복 상담사 블라드의 일상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블라드는 발칸 밴드를 조직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새로운 꿈을 꾸지만, 가족의 기대와 자신의 고통 사이에서 흔들린다. 감독의 아버지를 모델로 한 이 영화는 음악과 상담, 가족 간 갈등과 화해, 그리고 개인의 내면적 상처를 정교하게 엮으며, 삶의 무게와 회복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또한 극적인 사건보다는 감정의 미묘한 흐름과 반복되는 일상을 통해 인물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본다. 감정과 음악, 현실을 조화롭게 엮어낸 섬세한 연출과 주연배우 슬라브코 소빈의 절제된 연기가 돋보이는, 가장 주목할 만한 영국영화이자 장편 데뷔작 중 한 편이다. (조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