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주아 가문의 막내 아들 투랭은 펜싱 대신 피아노를 '선택'한다. 투랭에게 쇼팽의 아름다움을 알려준 가난한 유대인 피아노 교사 라헬도 '선택'을 한다. 그녀는 곤궁한 환경에서도 투랭의 스승이자 보호자로 남는 것을 택한다. 플래시백이라는 형식적 씨줄로 이십여 년의 시간을 오가는 이 영화에서 음악은 마음을 연결하고, 가족을 만들고, 사랑을 발명하며, 청년 음악가의 삶과 역사적 비극을 연결하는 이야기의 날줄이다.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의 격랑 안에서 원치 않는 선택을 하도록 내몰리는 개인의 내면을 비추며 나치즘, 인종주의, 혐오, 전쟁이 초래하는 물리적 폭력과 사회적이고 심리적 폭력을 동시에 강조한다. (이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