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네어는 드럼에 장착된 철선으로, 날카롭고 독특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영어로는 '올가미' 혹은 '덫'을 뜻하며, 영화에서 중의적 의미로 다뤄진다. 드러머 성현이 드럼 튜닝에 몰두하던 중, 다른 드러머 원태의 개입은 그의 심리적 영역을 침범하고, 이로 인해 긴장과 집착, 불편한 감정이 드러난다. 영화는 이 미묘한 감정의 충돌을 '스네어'라는 장치와 사운드를 통해 효과적으로 표현한다. 드럼의 한 요소를 극적 장치로 삼은 이 작품은, 음악 영화로서의 참신함은 물론, 제목과 소재, 주제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성현의 예민한 집착과 심리가 섬세하게 묘사되며, 드럼 튜닝이라는 좁은 소재를 통해 집단 안에서 개인의 자율성과 경계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임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