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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지기 / A Tale of Legendary Libido

작성자최고관리자

작성일23-07-07

조회929

본문

한국 | 2008 | 120min | 35mm | COLOR | Drama

시놉시스

영화를 보기 전이라면, <가루지기>가 음악영화에 포함된 것에 일단 의아함을 느낄 지도 모르겠다. 제목만 봐서는 엄종선 감독의 <변강쇠> 연작 3편이라든가 고우영 화백이 연출한 <가루지기> 등 1980년대에 한창 인기를 누렸던 토속적인 에로사극들을 먼저 연상하기 십상이기 때문. 더 거슬러 올라가자면 이 영화들의 뿌리는 전설적인 정력 남녀의 대명사로 알려진 변강쇠와 옹녀가 등장하는 판소리 <가루지기타령>, 일명 <변강쇠가>. 21세기에 부활한 신한솔 감독의 <가루지기>는 한동안 맥이 끊기다시피 했던 토속 에로사극 영화들에 대한 충실한 오마주인 한편, 원전인 판소리의 매력을 맛깔스럽게 계승한 후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불의의 사고로 사내구실을 못해 놀림을 받다가 우연히 가공할 성적 능력을 얻게 되는 청년 변강쇠. 주체 못할 정력으로 마을 여인들의 우상이 되는 그는 강한 남성의 상징인 기존 변강쇠의 계보를 잇지만, 소년적인 유약함과 한 여자만을 가슴에 품은 순정도 지녔다는 점에서 좀 차별화된다. 강쇠의 힘과 성애를 둘러싼 과장법 및 판타지가 토속 에로사극의 전통을 되살리며 웃음을 자아낸다면, 영화 곳곳에서 대사를 대신하는 여인들의 합창과 군무는 구성진 판소리의 신명을 현대적으로 변주하며 뮤지컬 같은 재미를 준다. 변강쇠의 절구질과 여인들의 다듬이질이 교차하는 난타,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처럼 연출된 냇가 목욕 장면, 한바탕 살풀이 같은 기우제 등 국악인 이자람의 우리 음악에 대한 발랄한 재해석과, 불가리아 소피아 교향악단이 웅장하게 연주하는 김태성 감독의 스코어가 현대적으로 각색된 전설에 어울려 보고 듣는 즐거움을 안겨주는 퓨전 사극. (황혜림)​​

감독

  • 신한솔
    • 신한솔
    • 1973년생. 한국영화아카데미 16기 출신인 신한솔 감독은 1998년 단편<뺑도나스>로 금관단편영화제에서 장려상을 수상하였고 <솜사탕>, <염소가족>은 국내를 비롯하여 세계 유명 영화제에 초청되어 주목을 받았다. 2006년 장편 데뷔작 <싸움의 기술>로 감각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았으며 <가루지기>는 그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