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장르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세계가 넓다. 그만큼 무궁무진하다는 의미인데 그래서 음악을 다루는 영화의 소재나 장르의 선택, 감독의 접근 방식 또한, 다양해졌다. 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 오른 6편의 장편과 12편의 단편이 이를 보증한다.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진 뮤지션부터 음악에 관한 열정 하나는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아마추어 밴드의 공연과 사연을 엿볼 수 있는 말 그대로의 음악 영화부터 음악을 모티프로 삼아 극 중 인물의 사연을 풀어가는 작품까지, 서른한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는 아이스크림처럼 18편의 서로 다른 결의 장단편을 확인할 수 있다. 장르의 범위도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와 공연 실황을 모두 아우르고 극영화의 경우, 음악이 둘 사이를 이어주는 로맨스의 매개로, 과거의 사건을 추리하는 미스터리의 도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특히 올해 경쟁부문에 오른 작품 중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를 묻고 그에 관한 결괏값을 도출하려고 내외하거나 대립하거나 갈등하는 이들을 투톱으로 내세운 경우가 눈에 띈다는 사실을 특기할 만하다. 전 세계에서, 우리 사회에서 반목하는 일들이 빈번한 이 시기에 음악 영화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에 대한 창작자들의 고민의 결과라고 할 것이다. 단순히 보는 것을 넘어 귀로 듣고, 끝내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 영화의 향연을 만끽하고 싶다면 한국경쟁부문에 오른 작품들을 주목하시기를!